Amazon Web Services 한국 블로그

왜 기술 커뮤니티가 중요할까? – AWS 한국 사용자모임 사례

벌써 연말이네요. 다들 한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할 때죠. 저도 매년 이맘때면 올해를 회고하고,이력서도 정리합니다. 평가나 이직을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올해 내가 이력서에 적을 수 있을 만큼 가치있 고 의미 있는 게 무엇인지 정리해 둘 목적입니다. (예전에 제가 매니저일 때, 연말이면 팀원들 이력서 리뷰도 해주고 그랬어요. 여러분도 이력서 정리 한번 해보시길~)

이번 주에도 연말 회고를 하면서 오늘 여러분께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는 ‘기술 커뮤니티(Tech Community)’에 대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해 편견들이 많습니다. 외부에 유명해지려고, 혹은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그냥 주워듣는 용도로 행사에나 참여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사람을 회사에 데려다 놨더니 일을 잘 못하더라는 소문도 꽤 많은 게 사실이고요. 무엇이든 케바케지만 완전히 틀린 사실도 아닙니다.

AWS 한국 사용자 모임의 송년회 (2018.12.20)

저도 대학생일 때 우연히 커뮤니티를 통해 IT에 입문해서, 20여년이 넘는 IT 경력 중에  5년 마다 활동 커뮤니티를 바꿔 가면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간 경험에 따르면, 모든 신흥 IT 기술은 항상 커뮤니티가 선행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초기에 커뮤니티에 진입하는 사람은 신 기술에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문외한인 데다, 대개 기존 회사에서 일이 별로 없어 새 기술을 배우는데 여유가 있거나 혹인 진짜 백수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다만, 이런 사람들은 신 기술을 배우는데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서 배우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제가 Daum에 근무할 때인 2012년에 AWS한국 사용자모임(AWSKRUG)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그 당시 AWS를 쓰던 몇몇 스타트업 개발자들과 재미로 사용해보던 학생들이 일 년에 한두 번 모여 세션을 진행하던 커뮤니티인데, 당시 저도 참여를 하면서, 모임 장소가 없어서 다음 오피스 회의실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참여한 이유는 2009년 부터 2년간 박사 과정 코스웍을 할 때, 처음으로 AWS를 기반으로 하둡 클러스터를 만들었는데요. 다음에 근무할 때는 풍성한(?) 물리 장비를 쓰다가, 가난한 랩에서 어쩔 수 없이 AWS를 쓸 수 밖에 없더라고요.

2011년에 다음 복귀하면서 처음 했던 일이 바로 내부에 프라이빗 클라우드팜을 만들고,글로벌 서비스 만들던 개발팀에 AWS 활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의 회사로 오게 된 인연이 되기도 했죠. 사실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보면,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혁신은 외부에서 일어나고, 밖에 있는 사람을 안으로 데리고 오던지 아니면 나가서 배워야 알 수가 있습니다.

6년이 지난 AWSKRUG는 페이스북, 슬랙, 밋업닷컴을 합해 총 2만명이 모여있는 거대 커뮤니티로 성장했습니다.  커뮤니티 활동 면에서도 올해만 20개가 넘는 소모임에서 97번의 밋업이 열렸고, 연 인원 3,6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밋업 마다 평균 2개의 발표가 있으니 진행한 세션만 200개가 넘고, 공식적인 AWS Summit이나 DevDay, Community Day 등에서 진행한 품질 높은 세션 숫자도 40개에 달합니다. 지난 리인벤트에 참여했던 15명의 개발자들이 내년 초에 가장 관심이 높은 신규 서비스만 뽑아서 AWS Community Day도 진행합니다. 각 소모임에는 수십 명의 개발자들이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고,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간의정보 교류는 우리 상상을 초월합니다.

제가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입니다. 하나는 개발자의 후생 때문입니다.신기술은 개발자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고, 커뮤니티에서 신기술을 장착한 사람들이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기술 전파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줍니다. 주기적으로 신기술이 IT 시장을 변혁하기 때문에, 그 씨앗(seed)은 회사가 아니라 커뮤니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목요일에 AWSKRUG 송년회가 열렸는데, 끝나고 라이트닝 토크를 시작했더니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AWS가 자기를 어떻게 바꿨는지 간증(?)을 하더군요. 대부분 자기 회사에서 AWS를 잘하는 사람 구인한다는 이야기를 포함해서요.

AWSKRUG 송년회 라이트닝 토크 모습 (2018.12.20)

두 번째는 커뮤니티가 개발자를 돋보이게 해 줍니다. 일부의 부작용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자기 일의 열정과 가치를 만들어 주는 곳입니다. 대개 커뮤니티에서는 발표를 장려하고, 작은 것도 칭찬해주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격려해주거든요. 회사에서는 생존을 위해 기술을 장착해야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커뮤니티는 그런 이해 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일부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다른 개발자에게 주는 영향력이 크게 올라갑니다.

그만큼 개발자에게 커뮤니티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구요. 혹시 여러분이 마음에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어떤 주제라도 상관없으니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셨으면 합니다. 다만, 커뮤니티는 기술의 변화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생물과 같습니다.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커뮤니티를 고른다면, 가장 열정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죠.

아직 AWSKRUG에 가입하지 않으신 분들 이라면 페북에 가입을 해주시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즐거운 연말 연시 보내시구요. 새해에 새 마음으로 만나요~!

– Channy;